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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9년08월22일 16시52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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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아이들에게 빛이 되어주세요" 세종장애아동통합지원센터 고윤정 센터장 인터뷰

[안양신문=이진아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사회서비스 사회적기업을 들어본 적 있나요?"

사회적기업의 최초, 사회서비스 직업교육프로그램 디자인 특허부터 현장에서 꼭 필요로 하는 생활 밀착형 사회서비스까지. 

세종장애아동통합지원센터는 중증 장애인(발달 장애인)과 그들의 가족이 움추리지 않고 당당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길을 만들어가는 세종장애아동통합지원센터 고윤정 센터장을 만나 세종장애아동통합지원센터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 전문]

발달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공익광고에서 천둥소리처럼 들리는 소리가있습니다.”로 시작하는 광고를 들어보셨나요? 일반인들에게는 소음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천둥소리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은 정보를 받아들이는데에 차이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저는 발달 장애가 장애 영역 중에서 가장 힘든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힘든거지 안되는건 아니잖아요. 저희는 그렇게 믿고 있어요. 부모의 마음으로. '내가 부모라면'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부모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저희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이 될 때까지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그 믿음을 읽어요. 아 이 교사가 나에게 얼마나 기대를 하는가. 내가 이 교사에게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가. 이 교사는 나보다 고집이 쎄구나(웃음). 저희의 마음을 알고 그만큼 아이들이 보여줬어요.

저는 사실 정통으로 특수교육을 전공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일반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어쩌다보니 인연이 닿아 장애 아동을 가르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화도 많이 났어요. 그러나 점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깜짝 놀랐어요. 스스로 포기하고 있었어요. 마음속에서 얘는 안되는 아이인가 보다하고 생각하고 있던 거에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글을 써두고 제가 봐주길 바라고 있었어요.

제가 그동안 포기하고 있던 마음에 이 아이가 조금씩 발전하고 있었던 것을 놓쳤어요. 아이가 짓던 그 순간의 표정이 잊혀 지지가 않아요. “나도 할 수 있어. 나도 했잖아!”라고 외치는 듯한 그 표정이 너무 기뻤어요.

이후로 깨달은 것은 아주 아주 눈높이를 바닥에 놔야겠구나. 그래야만이 내가 편하고 내가 편해야만 이 아이들이 불안하지 않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 뒤로는 모든 일들을 조금씩 세분화 시켰어요. 목표를 조금씩 아이들에 맞춰서 올려갔어요. 너무 높게 잡으면 제가 지치더라구요. 제가 지치면 아이들에게 미소가 나가질 않아요. 실망이 나가게 되요. 그래서 목표를 조금씩 잡고 그 목표를 성취를 못하면 할 수 있어. 해보자. 그래도 아이들이 힘들어 보인다면 “그러면 오늘 말고 내일 할까.”라고 물어보았어요. 이렇게 하다 보니 아이들의 변화가 점점 보였어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느끼시는 분들은 부모님들이에요.

아이가 말로 전하진 않아도 부모님은 다 알고 계세요. 아침에 아이들이 세종을 간다고 해요. 아침마다 세종을 가고 싶어해요. 왤까요? 제가 매일 시간마다 간식을 주는 것이 아니에요. 그럼 어떤 이유일까요? 그것은 바로 인정이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해요.

그래서 저희는 아이들이 사랑받고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사회서비스 분야에 처음 발을 내딪었어요. 저는 이 사업을 길을 만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길이라는 것은 누군가 발걸음을 처음 내딪어야 자국이 생기잖아요. 그 자국을 따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길이 점차 넓어져요.

저같이 특수교육을 정통으로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이 길을 걸을 수 있다. 누구나 지치지 않고 그들과 함께한다면 이 길은 걸을만하다.” 라고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로 인해서 제 제자들과 같은 아픔이 있는 친구들이 눈치 안보고,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어요. 장애는 핸디캡이지 낙인이 아니잖아요. 핸디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저희 세종장애아동통합지원센터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회적기업, 사회적서비스입니다. 2007년도부터 사회적 기업을 시작해서 거의 12년 가까이 사회적 기업의 타이틀을 유지해왔어요. 그 동안 우여곡절이 참 많았어요.

지금은 사회적기업이 하는 일이 많이 알려지고, 인식이 좋아졌지만 처음에는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을 다들 몰랐어요. 사회적기업? 그게뭐야? 잘 아시는 분들도 취약계층 대상으로 사업하는거아냐? 정도 까지만 알고 계시던 때였어요. 특히 저희는 장애인을 케어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보니까 색안경을 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참 많았어요. 제일 상처였던 이야기는 “쟤네들은 장애인을 가지고 돈벌이를 하네” 였어요.

이런 오해를 받으면서도 저희는 사회적 기업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내가 여기서 주저앉거나 포기하게 되면 ‘우리를 따라오는 분들이 계셨다면 그 분들은 얼마나 허망할까’하고 생각했어요. 누군가가 가는 것을 보며 이쪽에도 길이 있겠구나 하는 믿음과 안도감을 주고 싶어서 이 길을 걸었어요. 아무리 오해를 받고 어려운 일들을 겪어도 저는 이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 걸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린이집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저희 정원이 다 장애인인 걸 보고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시에서 지도 점검 나오신 후 “이런 제도가 있는데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하고 추천받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제도가 사회적 일자리였어요.(현재는 사회적기업)

지금까지의 저희 목표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신념이었어요. 그러나 요 근래는 사회적기업에 대해 함께 공부중입니다. 사회적기업을 2007년부터 지금까지 진행해 왔지만 사회적기업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저는 제가 최초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최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만큼 밖에 길을 만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느끼는 중이에요. ‘대한민국의 사회적기업’을 말했을 때 ‘세종’이 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사회서비스를 통해 장애인들도 선택해서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아이가 행복해지면 가정이 행복해지고, 가정이 행복해지면 마을이, 마을이 행복해지면 나라가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희 아이들은 절때 해치지 않습니다. 정말 순수하고 예쁜데 사실은 불안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거에요. 우리가 깜깜하고 낯선 곳에 있을 때 불빛 하나만으로 위안을 얻고 안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가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옆에서 물어만 주셔도 저 사람한테 내가 말하면 되나? 표현하면 되나? 라고 생각하게 되어 아이들은 안정할 수가 있어요. 아이들이 안정하게 되면 더 큰 사고를 예방 할 수 있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불안한 어둠 속에서 안심할 수 있는 불빛이 되어주세요.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주신 인식표가 있을 수가 있어요. 인식표를 통해 아이가 부모님과 만나는 것을 도와주시고, 아이가 도로나 위험한 상황에 놓이지 않게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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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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