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만안답교(萬安踏橋)놀이“ 무형문화제 등재 시급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만안답교(萬安踏橋)놀이“ 무형문화제 등재 시급
  • 김용환 기자
  • 승인 2018.03.2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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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기자
김용환 기자

세상에는 수많은 다리가 있다. 그 숫자는 사람숫자 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그렇다 아마도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다리는 없어서는 안 될 인공물인 것이다. 인간 희노애락과 같은 다양한 역사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는 것이 ‘다리’라 해도 무방할듯하다.

사람들은 때론 살기 위해서 다리를 건설하지만 전쟁의 역사에서 보듯이 살기 위해서 다리를 끊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다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역사적 소통’의 매개체 일지도 모른다.

그 ‘역사적 소통’을 ‘얼’이라고 부르고 싶다. ‘전통과 얼’ 이것은 확실히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것으로서 우리 인간들, 특히 안양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정신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 만안교(萬安橋)

지금으로부터 220여년 경,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1735~1762)의 능인 융릉(현륭원)을 참배하러 가기 위해 나섰던 행렬이 건넌 다리가 만안교다.

1795년(정조 19)에 축조한 홍예(虹霓) 양식의 석교로서 당시 왕이 행차하는 길에 임시로 설치된 나무다리를 다시 철거하는 번거로움과 백성들이 평상시에도 다리를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정조의 어명에 따라 만들어진 돌다리가 바로 만안교다.

만년동안 사람들이 편안하게 다리를 건널 수 있게 한다는 의미에서 보듯 당시 정조대왕이 과거의 역사를 추상하고 만년 후의 미래를 구상하며 건넜던 역사적 매개체가 바로 만안교였으리라.

## 답교(踏橋)놀이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정월초닷새부터 정월대보름을 하루 넘긴 열엿새까지 다리를 왕복으로 건너는 다리밟기 놀이를 해왔다. 다리밟기를 하면 그 마을에 풍년이 들고 농사일에 허리와 다리가 아프지 않는다는 풍속에 의해서 마을단위 축제로 놀이가 이루어 진 것으로 고증된다.

안양시의 답교(踏橋)놀이로서는 14칸 다리에서 답교놀이를 했던 호계답교놀이와 만안교에서 했던 만안답교놀이가 있다. 특히 만안답교놀이는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홍예석교(虹霓石橋/虹蜺石橋) 건축물이라 할 수 있는 만안교에서 현재까지도 답교놀이가 실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화적 가치는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크다.

얼마전 충훈2교 부근에서 ‘2018년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 및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성화봉송 채화행사’가 있었다.

오후에 진행된 성화 채화식을 시작으로 만안답교놀이와 보름 음식 나누기, 제기차기, 투호놀이, 세시풍속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또한 대보름달이 뜨는 어두운 밤, 안양시민들은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작성한 소원지를 매달아 태우는 달집태우기 행사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안양만안답교놀이가 많은 시민들로부터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에 빠지게 한다.

이번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에서도 만안답교놀이는 평창동계 패럴림픽 대회와 맞물려 큰 관심과 대중적 호응을 얻지 못한 듯 하다.

## 안양만안답교놀이보존회

1987년도에 안양태생의 연로자 중에서 답교놀이에 참여했거나 잘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4차례에 걸친 안양 만안답교놀이 실태조사가 있었으며, 이를 토대로 안양만안답교놀이의 배역 및 복장, 놀이구성과 춤, 대본들이 고증되어 깃발모형, 길놀이, 다리밟기 및 기 인사, 무동춤판 놀이, 대동놀이 등이 재현됐다.

이후 1989년부터 5회에 걸쳐 시연된 답교놀이는 2013년 2월 만안답교놀이로 시연이 됨으로써 과거 잊혀 질 위기에 처했던 안양지역의 전통 세시풍속 ‘만안답교(萬安踏橋)놀이’가 안양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다시 자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급기야 2013년 6월 안양문화원 ‘주부민속단’과 ‘풍류시대’, ‘안양농악단’ 3개 단체가 안양만안답교놀이 보존회를 결성키로 하고 같은해 7월 보존회 발대식을 거쳐 현재에 이른다.

안양만안답교놀이 보존회는 같은해 9월 포천에서 있었던 ‘2013 경기도민속예술제’에 출천하여 장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다.

## 무형문화재 등재

안양시에 농악이나 풍물과 관련하여 무형문화재가 없다는 것은 실로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수 없다.

인근 지자체 과천시의 ‘과천 무동답교놀이’가 정조대왕 능행차라는 동일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송파 답교놀이, 강릉사천하평답교놀이 등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매년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비교해 본다면 안양시의 지식인들, 특히 그중에서도 문화와 예술분야에서 종사하거나 관련이 있는 지식인들이 얼마나 부끄러운 해태(懈怠)를 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만안답교(萬安踏橋)놀이의 무형문화재 등재를 위해 안양시와 민간단체들의 준비와 작업들이 시급히 필요하다. 우선 안양시민들로부터 공감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인사들, 특히 역사 및 국사학자로 구성된 ‘경기도 무형문화재 등재 추진위원회’를 안양문화원을 중심으로 결성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안양시는 무형문화재 등재 추진과정에 소요되는 재정적, 인적 자원에 대한 지원을 충분히 수행해 줘야 한다.

전시성, 낭비성, 소모성 문화예산에 우선하는 예산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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