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고 오만한 자들의 독선
무식하고 오만한 자들의 독선
  • 홍석기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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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기 교수
홍석기 교수

알렉산더대왕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스승으로 모시고 국정을 살폈다.

궁핍한 생활에 만족하는 디오게네스를 보며 알렉산더대왕은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다”고 했다.

플라톤은 “민중이나 국가가 행복해지는 것은 국왕이 철학자이거나 철학자가 국왕일 때이다”라고 말했다.

베이컨은 “학문이 있는 군주나 통치자 아래에서는 언제나 가장 훌륭한 시대였다”고 역사를 말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역사의 보복을 받게 된다”고 누군가 말했다.

요즘 고대 역사로부터 전해지는 말들이 새삼 강한 느낌으로 다가 오는 건 왜일까?

사상 최고의 국가예산 513조원은 최근 20년간 200조원이 늘어난 규모다.

기간산업(SOC)이 거의 완료되었고, 모든 업무처리가 정보시스템과 인터넷으로 처리되는 상황에 그 많은 공무원과 예산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없다.

일년 내내 싸움만 하다가, “긴박하고 치열한 난상토론”을 거쳐, 극적으로 타결되었다는 법안과 예산은 누더기가 되고 있다.

국민의 세금을 “공적 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수 조원씩 부실기업에 쏟아 부어 날리고, 권력을 쥔 자들은 이런 저런 명분으로 부정축재를 하면서, 100년 대계를 받쳐 줄 교육과 기간산업의 안전과 보수는 바닥으로 내던지고 있다.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은 제멋대로 미루다가 날치기로 결정하고, 거리로 나앉은 젊은이들은 “희망”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500 개가 넘는 각종 위원회에 전문가들은 쫓겨나고 아마추어들의 말장난으로 밤이 가고 날이 샌다.

게으르고 무식한 자들의 오만한 독선은 아침 저녁 토론과 언쟁으로 끝날 뿐이다.

땅과 건물과 자본이 외국기업들에게 마구잡이로 팔려 나가고 있다.

기술과 문화와 역사를 중국과 일본, 서방 국가들에게 빼앗기고, 금융자본시장의 30%와 여의도 땅의 17배에 달하는 토지가 해외 장사꾼들의 농간과 재간에 잠식당하고 있다.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19년간 1등을 했던 한국이 최근 연이어 2~3등에 머물고 있다.

2015년에는 중국이 1등을 하고, 올해는 중국과 러시아가 1,2등을 했다. 기술보국이 무너지는 듯 하다.

대외 거래를 위한 협상에는 아무 대응도 전략도 없는 사람들끼리, 종이 한 장에 노트 몇 권 들고 들어가 잔머리만 굴린다.

성사되지도 않은 협상의 과정에서 겨우 양해각서(MOU)를 써놓고 자랑을 하는 바람에 모든 계약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고 있다. 얼마나 어리석은지 답답할 뿐이다.

국제협상 테이블에 협상전문가가 없고, 외교무대에 외국어 하나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한미동맹과 한일동맹을 모두 걷어차고,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은 물론, 수시로 위협을 가하는 중국과 러시아와 친해지려 하는 듯 하다.

지도자들은 공부를 해야 한다. 옛날에 일류대학을 나왔고, 오래 전에 고시에 합격한 실력으로 현대사회의 통치력을 말할 수 없다.

BBC와 CNN, 뉴욕타임즈, 알자지라와 NHK 등 주요 외신을 날마다 살피고 분석하여 세상 돌아가는 걸 직접 파악해도 모자랄 판이다.

고대 철학과 현대 심리학을 공부해서 정치력에 연결시켜야 하며, 협상력과 세계역사를 문화 예술에 접목하여 낯선 사람들과 친교를 쌓아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영국과 독일 등 강대국들과 친선을 도모하고, 프랑스와 브라질 등 가까이 하기 어려운 나라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언론을 국내 정치용으로 써먹을 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싸워 경쟁할 수 있는 언론으로 키워야 한다. 대외 협상기술과 영업 방식을 공부해야 한다. 낮엔 일하고 밤엔 공부해야 한다. 그럴 능력이 없으면, 깊은 학문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원로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제적 전염병(팬더믹, Pandemic)이 창궐하는 시대에 정확한 외교전략 없이 왕따를 당하는 대한민국이 너무 슬프다.

국가 차원의 전략을 대신할 로비스트나 대외 협상전문가조차 없는 듯 하다. 국민들은 병들고 지쳐가고 있다. 꿈과 희망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이 나라 정치가들이나 정책관료들은 과연 국가 통치철학이 있는지 묻는다.

그냥 이대로 버티면서, 되풀이 되어선 안 될 역사의 쓴 맛을 다시 겪어 보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 나라에 지도자는 있는지 다시 한번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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