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노년의 삶은 선택이다.
다양한 노년의 삶은 선택이다.
  • 홍석기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7.27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석기 교수
홍석기 교수

서울역과 파고다공원을 돌아보았다. 소주와 맥주를 마시며, 쓰러져 넘어질 듯 비틀거리며 입에 집어넣는 안주는 빵이나 김치 조각이 전부였다.

몇 달을 입었는지 모를 잠바를 걸치고, 다 찢어진 운동화를 내려다 보면서 끈을 조이는 모습은 차라리 외면하고 싶다.

심한 병을 앓거나 신체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닌 듯 한데, 하루 종일 술과 잠으로 쓰러져 있는 모습들이 안타까웠다.

서점에 들렀다. 나이가 꽤 되신 분들이 젊은이들 틈에 앉아 안경을 머리로 올리고 책을 읽고 있다.

한꺼번에 대여섯 권의 책을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어른이 무슨 책을 샀는지 궁금했다. 복잡한 지하철 구석에 서서 책을 읽는 아주머니의 말쑥한 옷차림은 더욱 아름다웠다.

주말마다 신문에 칼럼을 쓰시는 김형석교수님이 얼마나 멋있고 부러운지 모르겠다.

100세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써 주시다니 감사할 뿐이다. 70~80의 연세에도 기업에 강의를 하시며, 칼럼을 써 주시는 분들도 있다.

이들이 차이는 무엇일까?

지금 힘들게 살아가는 노숙자들 중에도 한 때는 목에 힘주고 큰소리 치면서 멋진 미래를 그린 분들이 있을 것이다.

좋은 호텔에서 비싼 커피를 마시며 여유 있게 글을 쓰는 작가도 힘든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힘든 고비가 있고, 본의 아니게 비참한 생활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또는 각자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살아왔는가를 뒤돌아 보면서,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마치 죽음을 며칠 앞둔 것처럼, “불안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사회의 일원으로, 가족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실패 뒤에 감추어진, 희미한 성공의 그림자”를 놓치지 않으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 해야 하는 의무는 자신의 삶이 자기 자신에게만 해당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나이가 어떠하든, 무슨 일을 하고 있든, 할 일이 없어서 놀고 있다 할지라도, 하루하루의 존재의 시간과 삶의 방식은 매우 소중하기 때문이다.

단 한 번밖에 살지 않은 “인생의 지금”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므로, 좀 더 노력하고 궁리를 한다면, 나은 길이 보일 것이다. 그 중에 몇 가지를 권고하고 싶다.

첫째, 다양한 책과 신문을 읽는다. 철학 역사 예술 등의 인문학은 물론이고, 경영 경제 정치 등 여러 분야에 걸친 독서를 통해, 문장과 어휘의 폭을 넓힌다.

“당신의 언어가 당신의 세계다”라고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미친 듯이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책과 신문을 깊이 있게 읽는 것이 유익하다.

어떤 종류의 신문이 되었든, 다양한 칼럼니스트들이 날마다 올려 주는 신문의 주제와 논지에 따라 골고루 읽어 보면 좋겠다.

이 또한, 경영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분야의 정보와 기사를 골고루 읽으면 재미도 있고, 생각의 범위와 깊이가 달라진다. 느낌 있는 하루를 살 수 있다.

둘째, 글을 쓴다. 일기나 자서전도 좋고, 에세이도 좋다. 많이 써 보는 거다.

굳이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라는 말씀이 아니라, 글을 통해서 위안을 받기도 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상처를 치유할 수도 있다.

이루지 못한 욕망을 풀어내거나 가슴에 맺힌 한을 정리해서 되돌아 보면, “별거 아니었던 일”이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누구나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에나 칼럼을 쓰는 게 아니지만, 신문이나, 잡지사에서도 좋은 글을 필요로 하고, 수시로 필진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간혹, 신문이나 잡지에 자신의 글을 기고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신문사에 원고를 몇 편 보내면서 제안을 해 보는 용기도 필요하다.

셋째, 품위 있고 격조 높은 사람들과 교류를 한다.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탁월한 경험과 소중한 지혜를 갖고 있는 분들이 있다.

누구에게나 배울 행동이 있고, 얻어 들을 언어가 있다. 이웃의 언행을 보고 배우며, 또 다른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게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의 탁월성이다.

술만 마시고, 푸념만 늘어놓으며, 불만만 제기하는 것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왕이면 낙관적인 희망을 이야기하고,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게 국가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사업가와 교육자가 만나고, 기업가와 관리자가 토론을 하는 자리가 만들어지면 나이는 늙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