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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0년07월07일 22시3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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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으로부터 되돌려 받은 책
홍석기 교수

받은 책에 기분 나쁜 내용이 있으면, 조용히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그런데 다시 포장을 해서 주소를 쓰고, 우체국에 가서 되돌려 보냈다.

그렇게도 할 일이 없는가? 그럴 시간이 있는가? 그런 의도가 무엇인가? 그런 행동이 윗사람을 욕 먹게 하는 거다.

어찌 그런 비서들을 두고 일을 하는가? 무슨 내용이 찔리는 게 있는지, 무엇이 거북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얼마나 기분을 나쁘게 한 책이었길래 그걸 되돌려 보냈을까? 정말 궁금하다.

 

내가 쓴 소설, “時間의 복수”를 한국 최고의 권력기관 비서실과 고객 회사, 언론사 등에 보냈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보내드린 거다.

고객들로부터는 거의 모든 분들이 잘 받았다며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고 전화까지 주셨다.

그러나 “공직에서 권력을 행사하시는 높은 분” 중 한 분은 되돌려 보냈다. 내가 그 분의 입장이라면, 책을 보낸 분에게 문자를 보내든 전화를 걸든, 잘 받았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라도 하고 슬며시 쓰레기통에 버리든지, 모았다가 남을 주던지 할 것이다.

 

내 소설에는 용접공 출신의 주인공이 국무총리가 되어 정부정책을 수립하고, “정부의 통치전략과 국가의 정책적인 제안 10가지”를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하는 스토리를 살짝 넣었다.

아마도 최근20여 년간의 정부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적인 정책(Crucial Strategies)”이 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주인공으로 하여금 정부에 제시하는 형식으로 꾸몄다.

틀린 말을 쓰거나 공개적으로 되지도 않는 주장을 할 만큼 작가가 바보는 아니다. 분명 “국가의 미래를 위한 소시민의 제안”이다.

“소설에 그런 걸 써도 되는가?”라고 묻는 다면, 그게 “그 소설의 목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정성 들여 보낸 책을 되돌려 보내다니?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닌가?

 

책을 쓸 때마다 언론사와 주요 기관에 책을 보낸다. 딱히 보도를 해 주고, 소개를 해 달라는 기대는 하지 않지만, 제대로 잘 받았다는 문자 한 번 받은 적이 없다.

수시로 도착하는 책이 매주 수백 권씩 될 것이니 어찌 일일이 답을 해 줄 수 있겠는가?

그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언론사는 그렇다고 해도 어찌 높은 분을 모시고 있는 공직자들이 그 모양인지 알 수 없다.

국민소득 3만불의 대한민국 공무원의 일면이다. 모든 공직자가 그렇지는 않다.

어떤 분은 책을 드릴 때마다 책값을 입금해 주는 분도 있고, 받자마자 인사문자를 주시는 분도 있다.

친절하고 성실한 일선공무원들이 더 많다. 그래서 사회는 안정되어 있고, 전체적인 “국가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몇몇 기관의 부족한 자질을 갖춘 공직자들이 그런 식으로 일을 하고 그런 정신을 갖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짐작이 간다. 직업철학도 없고, 기회만 닿으면 돈 먹을 궁리만 하고, 고향 따라 편가르고 분열시키며 그것을 정권유지 전략으로 삼는 정치인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싸구려 책 한 권 받아서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니, 다른 중대한 일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중요정책들이나 심대한 시민의 제안들은 어떤 과정으로 처리되는지 알만하다. 검토조차 할 생각 없이 무시하고, 웬만하면 거부하고 거절하며, 중요한 의견은 뭉개버릴 것이 뻔하다.

그러면서 하루하루를 때워가고 월급을 받고 연금을 쌓아가면서도 뒷돈 받을 생각만 할 것이다. 그러니까 나라 꼴이 이 모양이 것이다.

모두 무너지고, 죄지은 사람들이 더욱 큰 소리치며, 떼로 몰려 다니며 광장에서 떠드는 소리가 법을 넘어선다.

법을 무시한 채 패거리 정치를 하고, 외교와 통일, 교육과 법무행정 등 모두 쓰레기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신음하고 있는 백성들의 불만은 무시하면서, 겉치레 빈말로 위로해 주는 척만 하고 있다.

머지않아 모든 비리와 부정부패가 드러날 것이다. 누군가는 메모를 하고 있을 터이다. 볼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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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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